handmade IN jEONJU
손의도시 전주
공예의 시작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니 제 일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종이접기·동화 구연·도자기 등 그간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바쁘게 배워서 디자인을 공부했던 경험을 살려 아동 미술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북 지역에서 아동 미술 강사로 10여 년 동안 활동했고요. 그러던 중 군장대학교 패션산업학과에서 공예수업을 들은 게 인연이 되어 한지 주얼리를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스승님을 만나 한지로 정말 다채로운 것들을 만들 수 있다는 걸 경험했던 시간이에요. 2018년 전라북도관광기념상품 100선에 한지 닥섬유 주얼리가 선정되면서 이 길에 확신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몇 년간 학교에서 작업을 하다간 제 길을 더 넓고 깊게 개척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최근 개인 작업실을 열었어요.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 수업도 진행하고 싶습니다.
나의 작업
닥섬유와 줌치한지로 주얼리와 소품 등을 주로 만들고 있고요. 입체 조형 액자와 한지 저고리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한지서책, 한지 주얼리, 한지 도어벨, 천연 염색 한지 뜨기 등을 체험키트로 구성해 납품하거나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아이들과 수업을 할 때 꼭 직접 물에 푼 닥섬유를 만져볼 수 있도록 합니다. 손으로 직접 감촉을 느껴볼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과정이 복잡해져 몸은 조금 힘들어도 흥미로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해요. 제 선택이 맞았다고 확신도 들고요. 자연에서 다양한 영감을 얻어요. 전통 한지와 닥섬유를 주요 소재로 쓰고 있는 만큼 인공적인 것보다는 자연과 어울리는 품목을 하고 싶은 욕심이 늘 있습니다. 한지와 닥섬유를 이용해 만드는 주얼리의 장점은 친환경적이고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실사용하는 브로치는 3년 가까이 착용 중인데 무게 때문에 섬유를 손상시키지 않고, 모양도 틀어짐 없이 처음 만들었을 때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주얼리는 화려함이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광택을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천연 염색의 자연스러운 멋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니까 최대한 자제하는 편이에요. 은은한 닥섬유의 색과 질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게 제가 추구하는 작품의 방향과 더 맞습니다.
닥섬유로 만든 정원
닥섬유 방향제는 시그니처 상품 중 하나입니다. 색색으로 천연염색한 닥섬유로 나무와 꽃 등 정원을 연상시키는 자그마한 조형물 만들었습니다. 습기를 빨아들이고 내뿜는 한지의 특징을 활용한 소품입니다. 좋아하는 향을 바닥면에 뿌리면 은은하게 향이 퍼져 긴 시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것저것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던 중 우연히 개발하게 되었는데 아직까지는 똑같은 상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일무이하기 때문에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입니다.
앞으로는
제품 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언제나 처음부터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에요. 몇 해 전 제1회 전주정원산업 박람회에서 닥섬유 속에 씨앗을 넣어 흙에 심고 틔우는 형식의 작품에 도전했어요.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들로만 만들어 크게 기대했는데 생각처럼 되지는 않더라고요. 하나의 싹을 보기까지 예상한 것보다 긴 기다림이 필요했습니다. 때로 이렇게 벽에 부딪혀 멈추었던 작품들도 언젠가는 보완해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또 개인 작업실도 낸 만큼 저의 스타일이 가득 담긴 개인 전시회도 열어 사람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