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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의도시 전주
	             
	         
	    
	
		
	 
       
	
		
				
				
		
		
		
		
		
		
		
		
		
		
		
		
		
		
			
			
				
				문화재 환수는 새로운 차원의 독립운동이라 말하는
한 공군 중령의 달항아리 일대기
《달항아리, 하양꽃으로 피다》는 대한민국 군인으로서의 사명이라며 나라 밖을 떠도는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십수 년째 사비를 들여 환수하고 있는 한 공군 중령이 걸어온 시간을 고스란히 활자로 집성한 책이다. 저자가 달항아리와 함께한 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본서는 ‘만나다’, ‘스미다’, ‘번지다’, ‘익히다’라는 네 단락으로 나뉜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누구나 비슷하다. 만나고, 스미고, 번진다. 지면을 넘길 때마다 무의식중에 저자와 같은 호흡으로 달항아리를 감각하는 스스로를 발견할 것이다. 
이름은 익히 들어 보았으나 그 너머는 어렴풋한 달항아리. 그렇기에 ‘만나다│달항아리, 넌 누구니’에서는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동시에 알려지지 않은 달항아리를 독자가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도록 개괄적으로 풀어내었다. 이후 ‘스미다│달항아리, 빛깔과 입술의 변천’에서 보다 구체적인 탐색이 이루어진다. 흔히 갖는 궁금증과 오해들을 짚어 보고, 제작 시기에 따라 변모하는 빛깔과 입술 비교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달항아리의 다양한 모습을 발견한다. ‘번지다│달항아리, 박물관을 꿈꾸다’는 달항아리에 대한 앎과 애정이 달항아리 박물관을 지어 많은 이들과 즐기고픈 꿈으로 번지고, 그 꿈을 말미암아 조선 백자의 달빛이 세상에 번지기를 소망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부록에 속하는 ‘익히다│도자기란 무엇인가’에서는 토기부터 백자에 이르기까지 한국 도자사를 두루 살펴본다. 
달의 뒷면, 달항아리의 뒷면
우리가 본 적 없던, 이토록 다양한 달항아리의 얼굴과 표정
한편 각 단락 사이, 저자가 환수하여 모은 달항아리 중 열 점을 선별하여 싣고 설명을 덧붙였다. 달항아리란 이름과 함께 떠올리는 형상은 주로 반듯하게 둥글고, 매끈한 유백색을 띠는 백자 항아리일 것이다. 지금껏 접했던 달항아리의 일정한 결이 서로 덧대어져 하나의 선명한 관념을 이루었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 수록된 달항아리들은 하나같이 그 범주에서 벗어난 형태를 보인다. 굽는 과정에서 요변이 일어나 뜻하지 않은 무늬를 가지거나 덜 차오른 달처럼 다소 불균형한 곡선을 이루고 있다. 달의 뒷면처럼 우리가 보지 못했던, 너무나 다채로운 얼굴과 표정을 하고 있다. 달항아리를 더 넓으면서도 촘촘하게 이해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3.06.25